오뎅 국물 1컵 500원 유료화 진행 논란

오뎅 국물 1컵 500원 유료화 이야기 들어보신 적 있나요?

아직 저희 동네엔 이런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아마 땅값이 비싼 강남에나 있을법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집에 가기 전 길거리 노점상에 들러서 오뎅 2~3개 쏘옥 빼먹고 가는 건 국룰입니다.

오뎅을 간장에 찍어서 먹다보면 사장님이 종이컵에 오뎅 국물을 직접 담아주거나 아니면 셀프로 국물을 떠먹을 수 있도록 국자가 비치되어 있어서 한 컵씩 먹곤 합니다.

기본이 한 컵이고 오뎅을 다 먹은 후 보통은 서서 한 컵 더 마시는 경우도 있는데 그 오뎅 국물을 마시면 강렬했던 추위도 잠시 잊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길거리에서 먹는 오뎅이 하나에 500원이었는데 요즘은 점점 가격이 올라서 1개당 1500원을 받는 곳도 있더군요.

일반 길거리에서는 아직 1개당 700원이나 1000원을 받는 곳도 많지만 중심가나 지하철 역사 내부에는 1개당 1500원을 받는 곳이 있습니다.

뭐 거기까지는 그래도 가격이 올랐으니 이해하겠지만 아직까지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것은 오뎅 국물을 따로 돈 주고 사먹어야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마치 공기밥 한그릇에 1천원인 국룰이 깨진 것보다 더 심한 충격이죠.

공기밥은 쌀을 사서 밥을 지어야하니 어느정도 그 수고로움이 느껴지지만 오뎅 국물은 아닙니다.

이거 만들어보시거나 직접 만드는 장면을 보셨던 분들은 아실텐데 다시다와 미원만 있으면 쉽게 만들 수 있는 게 오뎅 국물입니다.

대량으로 쏟아부어서 끓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그동안 국물은 서비스 개념으로 사람들에게 많이 퍼줬습니다.

어차피 수돗물이야 끌어다가 쓰면 되고 미원이랑 다시다야 한 번 들이붓고서 간 맞추고 그 다음에 또 수돗물 섞어가면서 오뎅 담구고 쓰면 되니까 국물은 퍼줘도 된다는 개념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고물가 탓인지 오뎅 국물을 유료로 받는 노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국물 1컵에 500원이고 종이컵도 1개당 100원씩 비용을 받는다고 하는데 이러면 딱히 오뎅을 먹어야하는 이유가 사라지는 느낌이라 손님들이 많이 빠지는 건 감수를 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추운 날씨에 주머니에 있는 천원짜리 하나로 먹는 게 오뎅이었지만 이젠 기본 1500원에 오뎅 국물 500원에 종이컵 100원까지 오뎅 하나와 국물을 먹기 위해서는 최소 2100원을 내야합니다.

그것도 카드로는 절대 안 받을테니 현금으로 내야하는데 요즘 100원짜리 들고다니는 사람 거의 없죠.

그렇기 때문에 지갑에 3000원정도는 있어야 오뎅 하나를 먹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100원이 우연히 주머니에 있었다고 쳐도 천원짜리가 2장이나 있어야 오뎅을 먹을 수 있다는 소린데 여기서 뭔가 다른 생각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오뎅 2개를 먹고 오뎅 국물을 마시려면 3600원이 있어야하니 그 돈이면 약간 더 보태서 다른 걸 사먹고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

심리적 마지노선

저는 식당에서 술을 자주 마셔왔고 술값내는 걸 한 번도 아까워하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다가 음식점에서 소주값이 4천원으로 올랐을땐 좀 아깝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주보다는 맥주가 특히 아깝다고 느꼈는데 맥주는 한두병 마셔서는 취기가 올라오지 않으니 최소 4~5병은 마셔야하니 특히나 더 술값이 많이 나온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음식점의 술값이 5천원으로 올랐을땐 아예 밖에서 술을 마시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심리적 술값의 마지노선은 4천원까지였던 겁니다.

밖에서 맥주를 마시면 1병당 5천원을 내야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까워서 지금은 외식도 잘 안 하고 술은 무조건 집에서만 마시고 있습니다.

술값 하나 때문에 외식도 줄이고 술도 집에서 먹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이러한 심리적 마지노선은 다 다르겠지만 저는 일단 오뎅을 먹는데 국물을 따로 돈 내고 먹어야한다면 길거리에서 오뎅 사먹는 일은 절대로 없을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치사하다는 생각도 있고 굳이 그걸 돈 내고 먹어야하나라는 생각도 있고 마음 속에서 뭔가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오는 걸 느꼈기 때문에 저는 그런 노점상에서는 안 먹을 것 같습니다.

길을 가는데 도저히 너무 추워서 오뎅 국물을 꼭 마셔야할 것 같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면 ‘그냥 안 먹고 말지’라는 생각을 할 것 같습니다.

물가가 올라서 어쩔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면 소비자도 당연히 지출이 늘어서 도저히 못 사먹겠다는 답변이 나올 거라 생각합니다.

고급화전략 vs 고물가전략

물가가 오르면 똑같이 받던 가격을 어느날 갑자기 올려버리는 일들이 많습니다.

물가가 올라서 어쩔 수 없다고 말하며 양은 똑같은 대신 가격만 올려버리는 경우 이를 납득하지 못하고 단골들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가가 올랐으니 어쩔 수 없다라는 고물가전략은 많은 자영업자들이 쓰는 방식이고 주변 가게들이 모두 동참해서 올려버리면 그나마 고객들의 심리적인 저항감은 줄일 수 있습니다.

반면에 물가가 오르면 아예 고급화전략으로 노선을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차피 비싸게 받아야한다면 좀 더 비싸게 받는 대신 퀄리티를 올려버리는 겁니다.

전자는 불황에 버티기 힘들고 후자는 먹자골목이 아닌 상권에서는 버티기 힘들 수 있습니다.

각자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한 번 바꿔보고 너무 반응이 심하다 싶으면 조금씩 조금씩 변경을 해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반응이 좋지 않은데 그대로 밀고 나가는 것만큼 무모한 일도 없습니다.

주변 가게들이 다 가격을 올리는데 차라리 박리다매를 선택하고 가격을 올리지 않는 가게들도 있습니다.

주변 가게들의 견제가 들어올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역시나 잘 생각해서 결정해야하는 부분입니다.

장사에는 정답이 없지만 흐름이라는 것은 있으니 이런저런 테스트를 많이 해보시고 손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방식으로 선택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어차피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는 게 장사의 핵심이니 손님들이 싫어한다면 바로 바꾸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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